갤러리소소의 건축이야기-전원주택저널 8월호

자연과 건축의 조화 창조
갤러리소소는 인공조림된 리기다소나무와 잡목으로 이루어진 경사진 대지에, 길을 통해 건축과 자연의 긴밀한 대화를 유도하며 계획되었다.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 기존 자연 질서와의 긴밀한 결합, 경제적으로 지을 수 있는 공법의 선택, 가볍고도 소박한 조형으로 주변을 압도하지 않는 겸손하고도 단아한 형태로 계획되고 구축되어야함을 전제로 하였다.
땅 속에 앉히는 카페동과 갤러리 1층은 콘크리트를 베이스로 시공되어 두동의 조화를 이루었고, 갤러리 1층과 2층은 목재 라멘조 기둥으로 통합시키며 숲을 향해 열어 두었다. 진입은 두 동사이를 흐르는 숲을 향한 관통과정에 두었으며 카페 상부 데크에서는 기존의 동산인 숲과 갤러리 창에 비춰지는 허상인 숲사이에 놓여진 즐거움을 누린다.
갤러리는 자연의 경사에 순응하는 계단을 통해 연결되었으며 목조 라멘조 숲을 산책하며 전시를 돌고 나오는 브릿지에서 비로소 자연과 건축이 주는 조하의 메시지를 일게 의도했다.

기능의 유연성을 수용한 건축
갤러리소소는 콘크리트구조와 목구조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화랑 용도의 소규모 건축물로서 특히 목구조는 보와 기둥의 이음부를 강절점(부재와 부재를 접합하는 한 형식)으로 결합시킨 아마도 국내 최초의 목구조 라멘조를 목표로 한 건축물일 것이다. 정교한 도면작업으로 공장에서 프리컷(pre-cut)(*)으로 제작된 부재를 현장에서 가구 조립하듯 간단한 도구로 조립한 구조체이다.
건축의 기본개념을 skeleton and infill(*)로 구조와 마감을 독립적으로 해석하고 설정하여 사용용도와 시간의 변화에 따른 기능의 유연성을 수용하게 했다.
창은 기본적으로 채광과 막아주며 북측은 적극적으로 열어두어 직사광은 피하되 간접광으로 밝은 실내공간을 만들어 인공조명에 의지하는 화랑과는 차별화하였다. 물론 기능의 변화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창의 위치와 크기를 조정할 수 있다.
화랑의 북측은 원래의 숲을 보존하고 있어서 화랑공간과 시각적 소통이 적극적이며 옥상 카페공간에서는 북측의 숲이 유리에 투영되어 마치 숲과 숲 사이에 들어 앉아 있는 외부 공간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물론 반사도가 높은 유리면 더욱 실감이 나겠지만 날씨와 시간에 따라 공간의 느낌을 달리해주는 투명유리를 선택했다. 유리 본연의 의무인 투명함이 좋아서 이기도 하다. 블라인드로 빛이 조절되는 내부는 낮시간 보다 밤이 되면 실내조명에 의해 내부가 선명하게 노출되어 목재기둥들이 콘크리트와 대비를 이룬다. 시원하게 뻗어 중첩을 이루게 함으로 인해 따스하고 편안한 느낌을 외부에 전달하고자 했다.

(*) 프리컷 (pre-cut)
목조 건축물에 사용되는 부재를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한 사이즈나 형태로 미리 공장에서 가공하는 것
(*) Skeleton and Infill
네덜란드의 건축연구재단(SAR)에서 시작된 SI주택(Skeleton and Infill)이라는 뜻으로 주택의 골조를 이루는 Skeleton과 내.외장재인 Infill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내부 구조의 변경과 호환이 용이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폐기물을 줄이고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설계방식

공공의 프로젝트
소소는 개인적인 프로젝트지만 목조건축 연구에는 다소의 의미를 가진다. 일본의 미야자키 목조기술연구소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참여하고 미야자키현청과 목조전문시공사인 스튜가의 협조와 참여로 진행된 한일 목조 공동연구프로젝트인 셈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사례가 없는 프리컷(pre-cut)이 전제된 목조 라멘조로서 시험적 성격이 강한 테스트하우스(test house)이다.
수차례 일본을 오가며 실험체를 만들고 부숴보며 데이터를 만들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장에서 프리컷(pre-cut)을 하여 단 하루 만에 조립 시공을 한 목구조의 새로운 시도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빨리 짓고 재활용이 가능한 환경 친화적인 건축이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미래형 목조건축이라고 규정짓고 이를 위한 제안으로 skeleton and infill의 개념을 설정했으며 변화에 대흥하기 쉬운 목구조 대안을 실험하게 되었다.